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기어 조작의 미숙함과 운행시 부딪히게 되는 다른 차량들과의 아슬아슬한 상황들이 힘들었지만 요즘은 좀 다른 부분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외로움이다. 운행중에는 어디를 가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답변하는 것이 거의 전부이고 쉬는 시간에 동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쉬는 시간 자체가 많지 않아서 어찌 보면 하루 종일 사람과 대화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 동안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다가 어제는 한 바퀴 반 정도를 남겨놓고 그냥 심심해서 손님들에게 평소보다 좀 더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랬더니 이상하게도 전보다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되었다. 내가 그들을 사람으로 생각하고 대하니 그들도 나를 사람으로 대해 준 것은 아닐까? 물론 사람이라고 해서 다 사람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나도 그들에게 때론 사람 같은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손님이 많이 타고 내리고 교통 상황은 많이 복잡하고 운행 시간에 쫓겨서 신호위반도 하게 되고 마음이 급해 지니 그들에게 사람 대우를 하지 못한 시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너무 기계적으로 친절하게 대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은 지키면서 운행을 하면 지금보다 좀더 나은 버스 운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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